문: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속자로서 행하시는 직분은 무엇입니까?
답: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구속자로서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의 직분을 행하시되, 낮아지시고 높아지신 두 지위에서 하십니다.
“주 여호와의 신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전파하며”(사 61:1)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께서는 아담 안에서 범죄하고 타락하여 죄와 비참 가운데 있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길이 없음을 아시고, 우리 구주이신 성자 하나님과 은혜의 언약을 세우셨어요. 성자 하나님께서 가여운 죄인인 우리를 위해 대신 형벌 받으시고 대신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셔서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키실 때에, 성부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에게 의와 영원한 생명을 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래서 지난 시간에는 이렇게 은혜 언약에서 우리를 대표하시는 그리스도께서 어떤 분이신지 살펴보았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그리스도는 참 하나님인 동시에 참 사람이 되셨어요. 그리스도는 신성과 능력과 영광에 있어서 성부 하나님과 동등하신 하나님의 독생자이시지만, 우리를 위하여 참 몸과 지각있는 영혼을 가지신 참 사람이 되셨어요. 예수님은 성령의 권능으로 동정녀 마리아의 태에서 나심으로 원죄의 영향을 받지 않으셨고, 그리하여 죄가 없으신 우리의 구주가 될 수 있으셨어요.
오늘부터 몇 주간은 우리의 구속자이신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해 살펴보려고 해요. 23문은 은혜언약에서 우리의 구속자가 되시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하신 일들의 간략하게 요약하여 말해주고 있어요.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속자로서 행하시는 직분은 무엇입니까?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구속자로서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의 직분을 행하시되, 낮아지고 높아지신 두 지위에서 하십니다.”
그리스도의 세 가지 직분: 선지자,제사장,왕
“그리스도”는 우리 구속자이신 성자 하나님의 직분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그리스도”는 ‘기름 부음 받은 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구약 시대에는 ‘기름 부음 받은 자’를 “메시아”라고 불렀습니다. 특별히 구약 시대에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들 가운데 세우신 세 직분,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을 가리켜 ‘기름 부음 받은 자’라고 불렀어요. 그렇게 부른 이유는 하나님께서 선지자나 제사장, 왕을 세우실 때에 그들에게 기름을 부어 세우셨기 때문이에요. 그럼 기름부음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기름을 부어 세워지는 그 사람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구별하여 세우시는 자이며,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성령님을 보내셔서 그로 하게 하신 일을 감당케 하시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표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세워진 선지자는 하나님께 계시를 받아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하였어요.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책망하기도 했고, 또 장차 하나님께 행하실 일들을 예언하기도 했어요. 또 제사장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대신하여 성막이나 성전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던 사람들이에요. 그들은 백성의 죄를 위해 짐승을 잡아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며 그들을 위해 기도했어요. 왕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공평과 정의로 다스리고 모든 적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했어요. 하나님의 법을 어기는 백성들을 벌하고 그리하여 선을 행하도록 지도하고 또 백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적들이 있다면 전쟁을 통해서라도 백성들을 보호했어요.
이처럼 구약 시대에 하나님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선지자, 제사장, 왕들의 역할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어요. 무엇일까요? 그것은 장차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보내실 메시아, 즉 그리스도와 그분의 하실 일을 미리 보여주는 일이었어요. 그들은 장차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의 구속자로 보내실 그리스도를 미리 보여주며 증거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어떤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맡기신 역할들을 충성스럽게 잘 감당하여, 장차 오실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자기 백성을 구원하실 것인지 이스라엘 백성들이 보게 해주었어요. 동시에 그들 역시 저와 여러분 같은 연약한 죄인이었기에 늘 부족함이 있었고, 심지어 어떤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맡기신 책임을 잊어버리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한 사람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그런 모습들까지도 사용하셔서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그리스도를 더욱 간절히 바라보게 하셨어요.
우리의 선지자와 제사장,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때가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는 구약의 모든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들이 예표하였던 메시아를 세상에 보내주셨어요. 그분이 바로 우리의 구속자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성경은 곳곳에서 예수님께서 모든 선지자와 제사장, 왕들이 가르쳤던 그 메시아,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성경의 몇 구절들을 찾아보겠습니다.
먼저, 신명기 18장 15절입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의 중 네 형제 중에서 나와 같은 선지자 하나를 너를 위하여 일으키시리니 너희는 그를 들을지니라.” 이 말씀은 하나님의 종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했던 예언과 당부의 말입니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자신과 같은 선지자 하나를 일으켜 주실 것을 예고하면서 그분이 오시면 그분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고 말해주었어요. 이때로부터 1500년이 지나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서 바로 그 선지자이심을 증거하였어요. “모세가 말하되 주 하나님이 너희를 위하여 너희 형제 가운데서 나 같은 선지자 하나를 세울 것이니 너희가 무엇이든지 그 모든 말씀을 들을 것이라 누구든지 그 선지자의 말을 듣지 아니하는 자는 백성 중에서 멸망받으리라 하였고 또한 사무엘 때부터 옴으로 말한 모든 선지자도 이 때를 가리켜 말하였느니라.”(행 3:22-24)
또 성경은 예수님께서 구약 시대 모든 제사장들이 예표했던 대제사장심을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큰 대제사장이 있으니 승천하신 자 곧 하나님 아들 예수시라 우리가 믿는 도리를 굳게 잡을지어다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 연약함을 체휼하지 아니하는 자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한결같이 시험을 받은 자로되 죄는 없으시니라.”(히 4:14-15) “예수는 영원히 계시므로 그 제사 직분도 갈리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자기를 힘입어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들을 온전히 구원하실 수 있으니 이는 그가 항상 살아서 저희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히 7: 24-25)
또한 성경은 예수님께서 왕이심을 증거합시다. 아직 예수님께서 잉태되시기 전,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아들을 낳게 될 것을 전해주었을 때에도 이렇게 말씀합니다. “보라 네가 수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저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을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위를 저에게 주시리니 영원히 야곱의 집에 왕노릇하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눅 1:31-33) 예수님 자신도 스스로를 가리켜 왕이라고 하셨고요(마 27:11). 또 사도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예수님의 주되심에 대하여 이렇게 증거하였습니다. “그런즉 이스라엘 온 집이 정녕 알지니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 하니라.”(행 2:36)
낮아지시고 높아지신 지위에서 세 직분을 행하심
이처럼 우리 구속자이신 예수님께서는 선지자와 제사장, 왕으로써의 직분을 행하십니다. 특별히 소요리문답은 그리스도께서 낮아지시고 높아지신 두 지위에서 이 직분을 행하신다고 말씀합니다. 빌립보서 2장 6-11절은 예수님께서 지극히 낮아지셨다가 지극히 높아지셨다는 것을 말씀합니다. 낮아지신 지위에서 이 직분을 행하셨다는 것은 육신을 입고 세상에 오신 후 고난 받으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심 가운데에서 행하신 것을 말씀합니다. 반면, 높아지신 지위에서 이 직분을 수행하셨다는 것은 부활하시고 승천하시어 하나님 보좌 우편에서 지금까지 이 세 직분을 행하고 계심을 말씀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낮아지신 지위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으로서의 직분을 행하셨을까요? 먼저 선지자로써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성부 하나님의 계획과 마음과 뜻을 보여주셨어요. 예수님께서는 공생애 기간에 여러 지역을 다니시며 하나님 나라의 교훈을 가르쳐주셨어요. 또한 예수님은 제사장으로써 우리를 위한 대속물로 자신을 드려 십자가에서 죽으셨어요. 또 예수님은 귀신을 쫓아내시고 죽은 자를 살리시며 풍랑을 잔잔케 하시는 일을 통해 왕의 직분을 행하셨어요.
이처럼 예수님은 낮아진 자리에서 선지자와 제사장, 왕으로써의 일을 마치신 후 영광에 들어가셨어요. 그리고 이제 높아진 지위에서 이 세 가지 직분을 행하십니다. 높이 되신 그리스도께서는 선지자로써 말씀과 성령으로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는 일을 행하십니다. 또 제사장으로써 성부 하나님께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십니다. 왕으로써 예수님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시고 하나님의 자녀된 교회를 보호하시고 온 세상을 다스리십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구속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시는 세 가지 직분에 대해 살펴보았어요. 그리스도께서 선지자와 제사장, 왕으로써의 세 직분을 감당하셔야 했던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구원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에요.
하나님께 대하여, 또 우리 자신의 죄와 비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무지한지요? 우리는 영적인 소경이 되어서 우리 스스로는 도저히 구원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가련한 우리의 선지자와 교사가 되셔서 우리를 가르치시고, 우리 스스로는 알 수 없었던 하나님에 대하여, 우리의 죄와 비참에 대하여, 구원에 관하여 가르쳐 주세요.
우리의 모든 죄의 책임은 또 얼마나 무거운지요?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날 때에, 아담의 첫 범죄의 무거운 빚이 고스란히 떠 맡은 채 태어납니다. 원의가 없으며, 온 성품은 부패하였고, 그로 말미암은 수 많은 자범죄들로 뒤범벅된 채 살아갑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가련한 우리의 대제사장이 되셔서, 자신의 몸을 우리 죄를 위한 희생제물로 내어주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를 모든 죄에서 구속하시고, 주님 자신의 의와 생명을 값없이 허락해주셨어요.
또한 우리는 죄와 마귀의 포로된 데에서 벗어날 길이 없는 가련한 자들입니다. 특별히 마귀는 죽음의 공포로 우리를 다스리고 압제하는 무자비한 임금입니다. 하지만 왕이신 예수님께서 자신의 죽음으로써 죽음을 죽이시며, 마귀의 머리를 깨뜨리셔서 우리를 포로된 데에서 해방하시고, 우리 마음을 돌이키셔서 왕이신 예수님만을 섬기게 해주셨어요.
구원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이 세 직분,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 되심을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여러분의 유일한 선지자와 제사장, 왕으로 영접하십시오. 그리고 예수님께서 여러분의 그리스도이심을 믿는다면 그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선지자이신 주님의 발 치에 앉아 주님의 말씀을 듣고 배우며, 제사장이신 예수님께서 흘리신 피를 의지하며 날마다 우리 자신의 죄를 씻어내고, 왕이신 예수님의 다스림과 통치 아래에서 늘 기쁜 마음으로 순종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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