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2편
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허사를 경영하는고(1-3절)
시편 2편은 세상 역사의 본질과, 이 세상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계획, 그리고 이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 어떠해야 할지에 대하여 교훈하는 시편입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바라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허사를 경영하는고”(1절). 이것은 온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책망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책망하시는 이유는 세상의 왕들과 관원들이 서로 꾀하여 여호와와 그 “기름 받은 자”를 대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2절). “기름 받은 자”는 여호와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왕을 의미합니다. 세상은 여호와와 그 기름 부음 받은 자를 대적하면서 “우리가 그 맨 것을 끊고 그 결박을 벗어버리자”(3절)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맨 것”이란 “결박, 줄”이라는 뜻입니다(렘 5:5; 27:2). 세상은 하나님에게 매여서 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 나라들과 군왕들은 대동단결하여 여호와의 통치를 벗어버리고 싶어하며, 하나님을 대적하며 반역을 꾀합니다. 세상은 줄기차게 하나님의 권위를 부인하고,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통치와 법도와 율례를 거부하고, 하나님을 거슬러 대적합니다. 그리하여 인간은 역사 내내, 마치 인류가 바벨탑을 쌓아 흩어짐을 면하고 자신들의 이름을 내고자 했던 것처럼, 반기독교적이고도 인본주의적인 문화와 사상과 종교와 세력을 가지고 끊임없이 하나님을 대항하고 하나님과 맞서 왔습니다. 이 세상의 역사는 한 마디로 하나님의 통치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늘에 계신 자가 웃으심이여(4-6절)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반역에 대해 하늘에서 비웃으십니다(4절). 왜냐하면 그들은 하나님의 상대가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온 세상이 아무리 똘똘 뭉쳐서 하나님을 대적한다 하더라도 하나님은 하늘에 계셔서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왕이십니다. 하나님은 “인간 나라를 다스리시며 자기의 뜻대로 그것을 누구에게든지 주시며 또 지극히 천한 자로 그 위에 세우시는”(단 4:17,25) 분이십니다. 세상의 왕들과 통치자들이 하나님을 대적하지만, 그들을 왕으로 세우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을 비웃으십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비웃으실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분노를 발하십니다(5절). 하나님은 세상의 모든 악을 하나님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하시고 이에 대하여 진노하시는 공의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진노하시고 그들을 놀라게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내가 나의 왕을 내 거룩한 산 시온에 세웠다”(6절)! 이것은 하나님께서 장차 정하신 때가 되면 친히 한 왕을 하나님의 거룩한 산 시온에 세우실 것이라는 예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과 언약을 맺으시면서 다윗의 씨로 오실 왕을 보내주실 것과 그가 위대한 나라를 세울 것이라고 이미 약속하신 바가 있습니다(삼하 7:12-13). 다윗은 이 약속을 굳게 믿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장차 “내가 나의 왕을 거룩한 산 시온에 세웠다”고 말씀하시는 때가 있을 것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였습니다.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날 내가 너를 낳았도다(7-9절)
하나님께서는 “내가 나의 왕을 내 거룩한 산 시온에 세울 것이다”(6절)라고 선언하신 후에 그가 세우실 왕을 향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날 내가 너를 낳았도다”(7절). 하나님께서 시온에 세우실 “왕”은 그의 “아들”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다윗 언약을 세우실 때에, “나는 그 아비가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되리니”(삼하 7:1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장차 오실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위대한 예언이었습니다. 신약성경은 그것을 거듭 확신시켜주기 위해서 이 구절을 세 번이나 인용하였습니다(마 3:17; 행 13:33; 히 1:5).
하나님은 그의 아들을 향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내게 구하라. 내가 열방을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끝까지 이르리로다”(8절). 하나님께서는 그의 아들에게 모든 열방을 주셨고,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주셨고, 모든 것을 그의 소유로 주셔서 온 세상을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에 대해 두 가지 큰 통치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하나는 이 세상의 모든 악과 하나님에 대한 모든 반역을 심판하셔서 하나님의 공의의 영광을 드러내시려는 계획이고, 다른 하나는 죄악 가운데 있는 인생들 가운데 택한 자들을 구원하셔서 하나님의 자비의 영광을 드러내시려는 계획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심판과 구원의 일을 하나님이 거룩한 산 시온에 세우실 왕을 통해서 이루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구약 시대 전체는 하나님께서 보내실 그 왕을 기다려온 역사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는 “여자의 후손”(창 3:15)을, 아브라함에게는 “아브라함의 씨”(창 22:18)를, 모세에게는 “너와 같은 선지자”(신 18:15)를, 다윗에게는 “다윗의 씨와 자손”으로 오실 왕(렘 23:5, 33:15)을, 이사야에게는 “처녀에게 잉태되어 나실 아기”(사 7:14)를, 미가에게는 “베들레헴에서 나실 왕”(미 5:2)을, 다니엘에게는 “영원한 권세를 가지고 영원한 나라를 세우실 인자”(단 7:13-14)를 약속하셨습니다. 다윗은 바로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실 것을 말씀합니다(시 2:7). 그는 강력한 왕이며, 그의 나라는 영원한 나라입니다. 그는 철장으로 열방들을 깨뜨리시고 질그릇같이 부수어 심판하실 것입니다(9절; 계 2:27, 12:5, 19:15 참조). 왜냐하면 그들이 여호와와 그 기름 부음 받은 자를 대적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아들에게 입 맞추라(10-12절)
그러므로 세상의 군왕들과 관원들은 이제 경고를 받고 지혜를 얻어야 했습니다(10절). 그들은 여호와와 그의 기름 부음 받은 왕을 대적하여 하나님의 통치와 매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모든 헛된 시도를 그쳐야 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그의 거룩한 산 시온에 세우실 왕, 곧 하나님의 아들이 오실 것을 생각하고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섬기되, 한편으로는 두려워 떨며 다른 한편으로는 기뻐하고 즐거워해야 했습니다(11절).
하나님은 온 세상을 향하여 그 아들에게 입 맞추라고 명령하십니다(12절). 아들에게 입 맞추라는 것은 그에게 사랑과 존경과 경의를 표하고 그를 높이고 그에게 경배하고 그를 믿고 그를 영접하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고대 왕실에서 왕에게 경의를 표하듯이 “그리스도이신 하나님의 아들을 모든 존경과 겸손함으로 왕과 주로서 영접하라”(마틴 루터)는 하나님의 요청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요 하나님께서 보내신 구주요 왕이십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그에게 입 맞추어야 합니다. 그를 구주와 주로 고백하고 그에게 복종하고 그를 사랑하고 그를 영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의 진노로 인해 길에서 망할 것입니다(12절).
오직 그에게 피하는 사람이 복이 있습니다(12절). 한글성경에는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 또는 “여호와께 피하는 자”로 번역되어 있는데, 원문은 “그에게 피하는(히, chasah) 모든 사람은 다 복이 있다”입니다. “그”는 바로 “그 아들”을 지칭하는 말씀으로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 아들에게 피하고 그에게 도움을 구하고 그를 의지하십시오. 그에게만 구원이 있고 그에게만 죄 사함과 영원한 생명이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위대한 왕이신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반역에 대하여 노를 발하시면서, 한편으로 온 세상의 반역을 심판하시고 다른 한편으로 택하신 백성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그 아들을 왕으로 보내실 것을 약속하셨고, 약속하신 대로 그 아들을 보내셨습니다. 그러므로 그 아들에게 입 맞추십시오. 그리스도를 여러분의 왕으로 영접하십시오. 하나님의 경고와 위대한 구원 계획을 들었으니, 그에게 피하십시오. 그에게 피하는 자가 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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