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장 17절
모세의 인도를 따라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산에서 맺은 언약이기 때문에 시내산 언약이라고도 하고 모세 언약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시내산 언약은 언약의 본질에 있어서는 새로운 언약이 아닙니다. 그러나 아브라함과 맺은 옛 언약과는 다소 변형된 형태로 다시 세워진 것입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애굽에서 나올 때 이미 아브라함 언약 안에 있었습니다. 그들이 아브라함 언약 안에 있었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애굽인들의 종살이에서 구속을 얻은 것입니다(창 15:13-14).
출애굽한 이스라엘 자손들은 처음으로 국가 형태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국가 형태를 가진 언약 백성의 공동체는 모세를 통해 국가적 언약으로서 율법(의식법, 시민법, 도덕법)을 받게 되었습니다. 모세를 중재자로 하여 세운 시내산 언약을 율법 언약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모세를 통한 출애굽한 이스라엘과의 율법 언약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을 뿌리로 해서 자라난 것이었고,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하는 성격을 지닌 것입니다.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출애굽한 이스라엘과 맺으신 율법 언약은 출애굽기 19-40장과 레위기 전체와 민수기 여러 부분과 신명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율법 언약의 내용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애굽에서 구출된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의 신정 국가를 이루어 살게 되었을 때 사용하게 한 법(법규) 체계입니다.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율법 언약을 처음으로 선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는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출 19:4-6).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 언약이 구원의 은혜라는 토대 위에 세워진 것을 상기시키셨습니다. 그들과 시내산에서 언약을 세우신 하나님은 그들을 구원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구출을 받아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 나라(백성)로 성별된 하나님의 특별한 소유입니다. 하나님은 그분의 구원의 은혜를 받아 그분을 섬겨야 할 성별된 거룩한 백성에게 하나님의 율법을 주시면서 순종을 요구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법(명령)에 순종함에 따르는 복과 불순종에 따르는 저주를 선포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명령(계명, 율례)을 순종하면 비, 풍족한 양식, 자손, 평안, 승리,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의 복을 그들에게 내려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레 26:1-13; 신 28:1-14). 반면에 하나님의 율법에 불순종하고 회개하기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질병, 패배, 압제, 두려움, 가뭄, 기근, 위험, 죽음, 황폐화, 열방 중에 흩어지는 저주를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경고하셨습니다(레 26:14-39; 신 28:18-68).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렇게 권면하였습니다. “내가 생명과 사망과 복과 저주를 네 앞에 두었은즉 너와 네 자손이 살기 위하여 생명을 택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의 말씀을 청종하며 또 그를 의지하라 그는 네 생명이시요”(신 30:19-20). 하지만 이후의 이스라엘 역사는 그들이 순종이 아니라 불순종을 선택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그것을 미리 아시고 모세에게 그가 죽은 후 “이 백성은 들어가 거할 그 땅에서 일어나서 이방신들을 음란히 좇아 나를 버리며 내가 그들과 세운 언약을 어길 것이라”(신 31:16)고 말씀하셨습니다.
모세를 통해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주신 율법은 애굽에서 구출 받아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된 이스라엘 민족 국가의 법으로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성별된 백성인 이스라엘 백성에게 삶의 규칙으로 주신 것입니다. 모세 율법에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요구된 순종은 구원을 얻는 순종이 아닌 구원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순종임이 분명합니다(참고: 롬 9:30-32). 하나님은 자기 아들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불러내셨습니다(출 4:22-23).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거룩하신 아버지의 성품을 닮고 반영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율법을 주셔서 지키게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친히 은혜로 애굽에서 구원하신 이스라엘에게 시내산에서 율법을 주신 것은 삶의 규칙으로 주셨습니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에게 주신 율법을 의식법, 시민법, 그리고 도덕법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의식법은 이스라엘의 제사 제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시민법은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재판법입니다. 의식법과 시민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도덕법은 십계명으로 하나님이 돌판에 새겨서 언약궤에 보관하게 하신 것입니다. 이 도덕법은 ‘의(義)의 완전한 규범(norm)’으로서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법으로 남아 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9장 1항은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하나의 율법을 행위 언약으로 주셨다”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2항에서는 “이 율법은 아담의 타락 후에도 여전히 의(義)의 완전한 규범이었으며, 하나님께서는 이 율법을 그러한 규범으로 시내산에서 십계명으로 선포하시고 두 돌판에 기록하여 주셨다”라고 말합니다.
율법은 낙원(에덴)에서 첫 사람 아담에게 언약 안에 담아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율법을 아담에게 그의 삶의 지침을 삼도록 주신 것입니다. 또한 이 율법은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삶의 지침이 되도록 주신 선물입니다.
‘언약’은 ‘율법’보다 더 폭넓은 범주를 아우르는 용어입니다. 언약 안에 율법이 포함되며, 율법은 하나님의 언약에서 참으로 중요한 부분입니다. 첫 사람 아담은 하나님의 율법을 범하였고, 그 결과 세상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율법은 변함 없이 의(義)의 완전한 규범으로 남아 있습니다. 십계명으로 시내산에서 친히 선포하시고 돌판에 새겨주신 도덕법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의 지침이라는 이러한 사실에서 우리의 생각이 조금이라도 후퇴하여 율법을 경시하는 데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계시하시고 십계명으로 요약하신 도덕법은 핵심에 있어서는 아담에게 주셨던 바로 그 율법입니다. 십계명의 처음 네 계명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의무를, 그리고 나머지 여섯 계명은 사람을 향한 우리의 의무를 담고 있습니다.
이 율법은 우리 주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5:17-48절에서 보다 정확하고 정밀하고 풍부하게 해석해 주시면서 이 율법을 잘 지키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22:37-40절에서 이 율법을 요약해 주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에덴에서 아담에게 주셨고, 시내산에서 두 돌판에 새겨 모세에게 주셨으며, 우리 주 예수님이 가장 잘 해석해 주신 십계명(도덕법)을 하나님이 주신 삶의 규칙으로 귀히 여겨 잘 순종해야 합니다. “성도들의 인내가 여기 있나니 저희는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 믿음을 지키는 자니라”(계 14:12).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바 대로(창세기 15장)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의 노예 생활에서 구출하신 후, 시내산에서 모세를 통해 율법을 주셨습니다. 모세 언약(시내산 언약) 안에 포함된 율법은 그 궁극적 목적(율법 언약의 넓은 의미)와 영원한 생명과 영생할 영원한 천국을 얻는 구원을 위해 하나님 자신의 백성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기 위한 것입니다. 시내산에서 주신 율법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리스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모세 언약은 우리에게 그리스도가 필요함을 알려 주어 우리를 그리스도에게로 이끌어 줍니다(갈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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