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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Lee Juman

3월 목회편지




평안하신지요. 벌써, 긴 겨울을 깨우는 3월입니다. 지난 2월 18일 주일 오전에는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의 조직신학 교수이신 데이비드 반드루넨(Dr. David M. VanDrunen) 박사님이 우리 교회에 방문하셔서 데살로니가전서 1:1-5을 본문으로 성도의 교제의 복됨에 관한 설교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모든 성도들을 위하여 기도함으로써, 또한 모든 성도들의 좋은 점을 기억함으로써, 그리고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하나님의 자녀요 우리의 지체라는 사실을 앎으로써 하나님께 감사하라는 귀한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반드루넨 박사님은 이어지는 2월 19-20일 이틀 동안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제38기 정기세미나에서 “개혁주의 윤리 신학: 삶의 개혁(Reformed Moral Theology: Reformation of Life)”이라는 주제로 다섯 차례의 강의와 세 차례의 강설 시간을 통해 매시간 귀한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 반드루넨 교수님께서 윤리학(또는 도덕 신학)에 관하여 강의하시겠다는 소식을 작년에 처음 들었을 때에 저는 더없이 반가웠습니다. 왜냐하면 작년 여름 전교인 양구사경회를 마치자마자, 송용조 목사님과 저는 올해 양구사경회 주제를 가칭 “기독교 윤리(또는 그리스도인의 삶)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갑시다”로 정하고 이 주제에 관한 말씀을 준비하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특별히 올해 정기세미나의 강의에 많은 기대를 하였고, 과연 강의 내용은 저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세미나 기간 중에 어떤 목사님께서 반드루넨 교수님에게 질문하기를, 강연의 제목이 “기독교 윤리학(Christian Ethics)”이 아니라 “개혁주의 도덕 신학(Reformed Moral Theology)”이라고 붙여진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반드루넨 교수님은 대답하기를, “윤리학”이라는 용어와 “도덕 신학”이라는 용어는 교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용어이지만, 현대에 이르러 “윤리학”이라는 용어는 종종 도덕의 극단적인 위기 상황(예를 들면 전쟁, 낙태, 동성애 등)을 주로 다루는 학문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좀 아쉽게 느껴진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윤리적 거대 담론들에 대해서도 올바른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삶에서 그런 도덕적인 한계 상황들을 아주 빈번하게 만나지는 못한다는 점입니다.


반면, “도덕 신학(moral theology)”이라는 용어는 그리스도인의 매일의 삶, 그리스도인들이 일상에서 매번 겪게 되는 도덕적인 주제들을 보다 광범위하게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에 자신은 “도덕 신학”이라는 용어를 선호한다고 대답했습니다. “도덕 신학”이라는 용어를 통해서 반드루넨 교수님이 강조하고자 했던 바는, 도덕적 위기 담론들보다는 그리스도인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도덕적인 문제 전반을 폭넓게 다루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그리스도인의 성품과 덕성을 함양하는 문제라든가, 그리스도인의 가정생활이라든가, 기도생활이라든가, 직장생활이라든가, 경제생활이라든가, 고통의 문제라든가 하는 주제들 말입니다. 이런 주제들은 매우 중요한 도덕적인 주제들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윤리학에서는 잘 다루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반면, 도덕신학이라는 용어는 윤리학보다 훨씬 더 광의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종교개혁은 신학의 개혁만이 아니라 삶의 개혁이기도 합니다. 신학도 개혁되어야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인격과 삶도 함께 개혁되어야 합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교회가 신뢰를 잃고 있고 많은 이들이 교회를 떠나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많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그 중요한 이유들 중 하나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복음에 합당한 삶으로 개혁되지 못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바른 신학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참된 복음을 참으로 바르게 믿고 있다면 우리의 삶도 함께 개혁되어야 하고 거룩해져야 합니다. 올해 양구사경회에서 이 주제에 대하여 더 잘 공부할 수 있는 은혜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2024년 3월 2일

양의문교회 담임목사 김준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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