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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과 하나님이 나의 주인이심을 보여줘요

86kjoon

본    문 룻기 1장 16~18절
읽을말씀
룻이 말하였다. "어머니의 백성이 저의 백성이며, 어머니의 하나님이 저의 하나님이십니다"(룻 1:16 하)

룻기는 “사사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시작합니다. 사사시대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어두웠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사사기 마지막에 기록된 미가와 레위 사람의 이야기는, 당시 이스라엘의 영적 상태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여실히 보여 줍니다. 이스라엘은 영적 어두움에 익숙해져서, 옳고 그름을 분간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어둠을 즐기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어둠 가운데 문이 열리더니 한줄기 빛이 들어옵니다. 바로 “룻기”입니다. 비록 룻기 자체가 이스라엘 전체를 환하게 하지는 못하지만, 이제 룻기를 시작으로, 이스라엘은 영적으로 회복하는 한줄기 희망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룻기는 “사사기에서 사무엘서로 넘어가는 렌즈”입니다.

특별히 룻기에 등장하는 핵심인물, 룻과 나오미, 그리고 보아스는 “이스라엘이 언약백성으로서 어떻게 다시 일어나는지” 보여 줍니다. 그것은 바로 “인애”(헤세드)입니다. 인애란, “강자가 약자에 대하여 그럴 의무가 없음에도 책임을 지는 것(호의를 베푸는 것)”입니다.

룻은 나오미를 따라 유대 땅을 갈 의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룻은 기꺼이 나오미를 따라갔습니다. 이것은 단지 룻이 효심이 깊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룻은 지금까지 살아 왔던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자신의 가족은 물론, 민족과 종교까지도 버렸습니다. 룻이 나오미에게 베푼 인애는 “죽음에 이르는 충성”이었습니다.

그리고 보아스 역시 룻과 나오미에게 베풀지 않아도 되는 은혜를 베풀었습니다. 보아스는 유대 땅에서 부유하면서도, 도덕적으로 평판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룻과 나오미에게 충분한 양식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은 물론, 마지막에는 “기업 무를 자”(고엘, 구속자)가 되어 룻과 결혼하였습니다.

이처럼, 룻과 보아스가 보여 준 “인애”는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의 “신실한 모범”입니다. 어떠한 은혜를 베풀 만한 아무런 이유가 없지만, 호의를 베풀고, 책임을 지고, (심지어는 죽음을 각오한) 충성을 하는 것입니다.

신약성경에는 이와 같은 “인애의 절정”이 나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은 “그럴 만한 아무런 이유가 없는 데도”, 자기 백성을 위하여 죽기까지 책임을 지셨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은혜”라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오직 은혜”로 회복됩니다. 하나님 나라는 (어떤 대단히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서 “은혜를 베푸는 사람을 통하여” 회복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우리가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위하여 인애를 베푸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하나님은 이와 같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를 회복하실 뿐만 아니라, 그 백성에게 더 큰 인애를 베푸십니다. 실상, 룻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배후에는 여호와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 룻과 나오미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우연”과도 같았습니다. 룻은 “우연히” 보아스의 밭으로 들어가게 되고, 또 보아스가 “우연히” 룻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 아래에 움직여졌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이 모든 일의 진정한 기업 무를 자가 되셨습니다. 하나님은 룻과 보아스, 그리고 나오미 모두의 기업 무를 자가 되셨습니다. 룻기의 마지막 족보를 보십시오. 오래전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그의 씨를 통하여 온 세상이 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바로 이 아브라함의 혈통으로부터 다윗이 나고, 다윗의 후손으로서 완전한 기업 무를 자,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습니다. 이 영광스러운 계보에, 이방 여인이었던 룻과 (단지 기업 무를 자였던) 보아스가 오르게 됩니다.

우리의 삶 또한 이와 같은 하나님의 섭리와 목적 아래 놓이기를 바랍니다. 우리에게 이미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의 인애를 따라, 우리 역시 세상과 이웃을 섬김으로서 긍휼과 은혜를 베풀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우리의 삶을 통해, 온 세상을 움직이시는 하나님의 주권과 자기 백성에게 끊임없이 인애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세상 가운데 나타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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