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사무엘상 1장 10~18절
읽을말씀
"한나가 대답하여 말하였다. '아닙니다, 내 주여. 저는 마음이 괴로운 여자입니다. 제가 포도주나 독주를 마신 것이 아니라 제 마음을 여호와 앞에 쏟아 놓은 것이니'"(삼상 1:15).
본문은 사무엘서의 첫 도입부로서, “한나의 이야기”(삼상 1-2장)입니다. 한나로부터 시작해서 사무엘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스라엘이 사사시대에서 왕국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그 가운데 한나의 이야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는 흔히 한나의 이야기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했던 여인(한나)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고, 하나님께서 여인을 불쌍히 여기셔서 아이를 주셨다. 그 아이가 바로 사무엘이다.” 하지만 한나의 이야기는 단지 사무엘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보여 주는 일종의 에피소드 같은 본문이 “아닙니다.”
한나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사무엘서”라는 책이 기록된 목적을 잘 알아야 합니다. 사무엘서는 어떤 책일까요? 사무엘서에서 가장 첫 번째 핵심은 “이스라엘의 왕정 수립”입니다. 이스라엘 왕국은 단순히 이스라엘 사람들의 욕심에서 비롯된 결과물이 아닙니다. 궁극적으로 그것은 자기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뜻입니다.
하지만 다른 이방 나라들과 달리, 이스라엘 왕국에는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스라엘이 (비록 인간 왕이 다스리지만),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나라”라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이후에 나오는 “다윗언약”을 통하여 확장됩니다. 하나님은 다윗언약을 통하여, 영원한 왕국을 약속하셨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완전한 하나님 나라의 도래입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등장하게 될 이스라엘의 모든 왕들은 궁극의 왕이신 여호와께 순종해야 합니다.
이 왕들이 등장하기에 앞서, 한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나는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했습니다. 계속되는 고통의 시간 속에서, 한나는 하나님께 나아가 통곡하였습니다. 엘리는 이러한 한나를 술 취한 여인으로 오해하여 그녀를 질책하였습니다. 이에 한나가 대답합니다.
“저는 마음이 굳은 여자입니다. 그래서 여호와 앞에 제 마음을 쏟아낸 것입니다”(1:15).
계속되는 고통 가운데서, 한나는 다른 데서 해결점을 찾지 않았습니다. 한나는 자신의 문제의 해결점이 오직 여호와께 있음을 믿었습니다. 그리고서, 자신의 굳은 마음을 하나님께 쏟아냈습니다. 여기서 마음은 “온 인격”(영혼)을 의미합니다. 즉, 한나는 지금 자신의 영혼을 여호와께 토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사무엘서 2장에 기록된 한나의 노래에서는, 이것을 “겸손”이라고 말합니다. 또 시편 기자는 이것을 두고 “오직 하나님만을 신뢰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자신의 겸손하고 고통 받는 백성을 구원하시는 분입니다. (궁극적으로 하나님은 자신의 기름 부음 받은 자이며, 다윗의 뿔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 일을 이루실 것이며, 마침내 이루셨습니다.)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나라에서, 이스라엘 왕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그들은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것입니다. 겸손이란 무엇인가요? 바로, 나의 마음, 곧 나의 전 인격을 온전히 하나님께 쏟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왕이신 것을 인정하는 왕이, 진짜 왕이다.”
한나는 이것을 몸소 보여 주었습니다. 이러한 한나의 믿음은, 곧 등장하게 될 모든 이스라엘 왕들의 유일한 평가 기준이 됩니다: “하나님이 왕이신 것을 인정하는가?”
비록 이 세상을 살고 있지만,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우리가 있는 모든 삶의 영역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삶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오늘 본문에서는, 그 출발을 “하나님 앞에서 겸손함”에 둡니다. 우리가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단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의무이기 때문에? 신앙 양심상 마음의 평안을 위해? 가장 본질적으로,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일상이라는 전쟁터 속에서 우리의 초점을 하나님께로 두게 합니다. 문제의 해결점을 (다른 세상의 소리가 아니라,) 하나님께로 두게 합니다. 나의 마음을 굳게 하는 문제들이 있나요? 그것의 해결점을 지금 어디에 두고 있나요? (혹 미디어나 잠자는 것, 먹는 것, 취미생활 같은 것들로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하지는 않나요?)
하나님 앞에 나의 영혼을 토해내십시오. 그것이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나의 온 인격을 쏟아내십시오. 그것이 하나님을 왕으로 믿는 것입니다. 그 거룩한 자들의 발을 지키시는 하나님께서, 자기의 가난한 백성의 생명을 지키시고 보호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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