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 동안도 모두 평안하셨는지요? 지난 4월은 어김없이 찾아온 반가운 봄소식과 함께 코로나 확산세가 빠르게 줄어들어서 대면예배를 전격 재개할 수 있어서 더욱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기쁨도 있었지만, 우리와 함께 오랫동안 신앙생활하시던 박귀복 집사님께서 갑작스럽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셔서 우리의 마음이 슬픔에 잠기기도 하였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슬픔도 있으며, 우리의 신앙생활에는 순탄한 길만 놓여있는 것이 아니라 역경과 풍파도 함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받은 후에 말할 수 없이 큰 기쁨과 평강을 누리면서 살게 되지만, 동시에 복음을 위하여 살다보면 여러 가지 괴로움과 환난을 당하게 됩니다. 사도 바울도 그랬습니다.
특별히 고린도후서에는 사도 바울이 복음의 일꾼으로서 당했던 여러 가지 괴로움들이 곳곳에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고린도후서 11:23-27을 보면 그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겪었던 여러 어려움들이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다가 옥에 갇히기도 했고 매도 수 없이 맞았고 여러 번 죽을 뻔했고, 유대인들에게 사십에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이나 맞았고, 태장으로 세 번 맞았고, 돌로 한 번 맞았고, 세 번 파선을 당했고, 여러 차례 여행을 하면서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고난들은 어느 것 하나 가벼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고난들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우리가 당하게 된다면 인간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고난들은 사도 바울에게 어쩌면 가벼운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도 바울을 정말로 괴롭게 하고 힘들게 했던 것은 그런 외적이고도 물리적인 고난이 아니었습니다. 사도 바울을 정말로 괴롭게 하고 힘들게 했던 것은 자신이 사랑했던 교회들로부터 말도 되지 않는 온갖 오해와 비난과 공격을 받는 일이었습니다. 고린도 교회가 그런 교회들 중 하나였습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대해 “넘치는 사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고후 2:4). 고린도 교회는 사도 바울이 개척했던 교회들 중 하나였고, 바울이 1년 6개월 동안 머물면서 온 힘과 열정과 사랑을 쏟으며 목회했던 교회였습니다(행 18:1-11). 하지만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떠나 다른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는 동안 고린도로부터 들려오는 소식은 온갖 실망스러운 이야기들뿐이었습니다. 고린도 교회는 분열과 부도덕과 무질서의 문제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고, 더욱 가슴 아팠던 것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 중에는 바울의 사도권을 의심하고 바울의 인격과 신앙을 모독하고 더 나아가 바울이 전하는 복음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일어난 것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그렇게 했다는 사실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나를 비난하는 자가 차라리, 내 원수였다면, 내가 견딜 수 있었을 것이다. 나를 미워하는 자가 차라리, 자기가 나보다 잘났다고 자랑하는 내 원수였다면, 나는 그들을 피하여서 숨기라도 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나를 비난하는 자가 바로 너라니! 나를 미워하는 자가 바로, 내 동료, 내 친구, 내 가까운 벗이라니!”(시 55:12-13, 새번역)라고 탄식하며 괴로워했던 다윗처럼, 사도 바울도 가장 아끼고 믿었던 고린도 교회 성도들로부터 그런 비난과 오해를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낙심하지 않았습니다. 바울은 고린도후서 4장에서 “우리는 낙심하지 않는다”고 세 번이나 선언하였습니다(고후 4:1,8,16).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도 포기하지 않았고 자기에게 맡겨진 복음 사역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가장 많은 분량의 편지를 썼고(고린도전후서, 총 29장),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위해서 기도했으며, 고린도 교회를 향한 자신의 넘치는 사랑을 더욱 알게 하였습니다(고후 2:4). 그랬을 때, 하나님께서는 디도의 편으로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쳤다는 소식과, 그들이 다시 바울을 향한 간절함과 사모함을 가지게 되었음을 듣게 하심으로써 바울을 위로하셨고 바울의 기쁨을 더욱 충만하게 해주셨습니다(고후 7:5-13).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다가 억울하게 오해 받고 비난 받는 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에는 기쁨만 있지 않고 슬픔도 있고, 순탄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역경과 괴로움도 있습니다. 우리가 믿고 가까이 했던 이들로부터 받게 되는 오해와 비난과 미움은 인간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께서 사랑하는 제자들로부터 버림당하시고 배신당하셨던 것에는 비교할 수 없으며, 사도 바울이 교회 안팎에서 겪었던 고통과 괴로움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낙망하지 말고, 사람들을 포기하지도 말고, 우리에게 맡겨진 직임을 묵묵히 감당하면서 그들을 향한 우리의 넘치는 사랑을 알게 합시다.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로하시고 우리의 기쁨을 더욱 충만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2022년 5월 7일
양의문교회 담임목사 김준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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