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하신지요? 가정의 달 5월입니다.
지난 5월 2일자 국민일보에는 “결혼할 때 얼마 줄거야?”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그 기사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관한 것으로, 사연은 이랬습니다. 아빠 없이 홀로 아들과 딸을 키운 한 엄마가 있었습니다. 엄마는 두 자녀를 돌보고 뒷바라지하기 위해 투잡을 뛰면서 일평생을 고단한 삶을 살았습니다. 엄마는 두 자녀의 특목고 학비와 학원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온갖 고생을 하였고, 자녀들은 모두 명문대에 진학하였고, 아들은 졸업 후에 금융권에 취업해서 여의도 금융가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딸은 올해 졸업반이라고 하였습니다. 엄마는 자녀들에게 짐을 안겨주기 싫어서 자녀들 앞으로 학자금 대출도 하나도 받지 않게 했고, 오롯이 모든 짐을 홀로 지면서도, 자녀들이 잘 자란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하며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엄마는 큰 아들이 번듯한 직장에 취직까지 했으니, “이제 아이들이 각자 자기들의 앞가림을 하며 살아갈 수 있겠구나, 내가 부모로서 넘어야 할 큰 산을 넘었구나.” 하면서 한시름을 놓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루는 금융권에 취직했다는 그 아들이 엄마에게 와서는 갑자기 묻기를 자기가 결혼하면 얼마를 보태줄 수 있느냐고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키워준 것만 해도 감사하고 보태줄 돈이 없는 것도 안다고 말하면서도 혹시나 해서 묻는 것”이라는 말도 함께 했다고 합니다. 이에 그 엄마는 “엄마가 이리 살아왔는데 보태줄 돈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고, 그러자 그 아들은 “그럼 결혼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엄마는 가슴이 덜컥했다고 하면서, “월급 받아서 아이들에게 모두 쓰느라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아이들이 돈 벌어서 결혼도 하고 짐은 덜겠다고 생각했는데, 어깨가 또 무거워졌다”고 토로하면서 “아들한테 말은 안 했지만 많이 서운했다”고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사연이었습니다.
5월에는 어린이날도 있고 어버이날도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어린이날에 부모님들로부터 받는 온갖 사랑을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로 여기지만, 부모들은 어버이날에 자녀들에 받는 사랑을 당연한 권리로 여기지 않고 마치 큰 선물을 받은 것과 같이 여기며 고마워합니다. 그러고 보니 제 책상에도 제 아들 녀석이 초등학교 때 저에게 하트 스티커와 함께 “사랑하는 아빠에게”라고 써준 작은 카드와 종이로 삐뚤빼뚤하게 만든 카네이션이 남아있는 것을 봅니다. 부모는 자녀들이 보여준 작은 사랑, 작은 마음도 일평생 잊지 않고 보물처럼 간직하며 고마워합니다. 그러나 자녀들은 부모에게 받은 큰 사랑, 큰 선물도 크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당연한 것을 받은 것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 어떤 것도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5월에는 어린이날뿐만 아니라 어버이날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부모님의 사랑을 생각하며 부모님께 깊이 감사하고, 우리에게 부모님을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합시다. 그리고 우리도 우리의 자녀들에게 좋은 믿음의 부모가 되기를 새롭게 다짐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구합시다.
2023년 5월 6일
양의문교회 담임목사 김준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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