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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Lee Juman

6월 목회편지



평안하신지요. 지난 주일(2023년 5월 28일)에는 신숙호 권사님의 권사 은퇴식이 있었습니다. 권사 은퇴식이 있기 한 주 전(5월 21일) 주일에는 스코틀랜드 자유교회 대학의 조직신학 교수님이자 저의 은사이셨던 도널드 맥클라우드 교수님(Prof. Donald Macleod)께서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맥클라우드 교수님의 강의는 유명했습니다. 교수님은 강의 시간에 헬라어 성경과 낡고 해어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그리고 작은 강의 노트 하나만을 들고 강의실에 들어오셔서 조직신학 전체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가지고 거침없이 강의하시는 분으로 유명했습니다. 저는 그분의 조직신학 강의를 2년 동안 들으면서 장로교회의 교리 표준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힘과 가치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경험은 지금의 제가 개혁교회의 교리표준에 정초하여 사고(思考)하고 설교 사역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아키발드 보이드(Archibald C. Boyd) 신약신학 교수님, 휴 카트라이트(Hugh M. Cartwright) 역사신학 교수님, 존 맥카이(John L. Mackay) 구약신학 교수님, 헬라어를 가르쳐주셨던 메리 어커트(Miss. Mary Urquhart) 교수님에 이어 도널드 맥클라우드 교수님까지, 제가 스코틀랜드에서 유학할 때 저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들은 가르치시는 일을 마치시고 모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제가 학교를 졸업한 지 불과 25년도 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그분들이 이 땅에 더 이상 계시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니 슬프고 마음이 서운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분들이 주님을 위하여 행했던 일들과 그 열매들이 계속 남아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에 큰 위로와 소망을 다시금 가질 수 있었습니다. 우선 그분들이 수고로 가르친 제자들은 이 땅에 계속 남아있습니다. 한국에만도 수십 명의 제자들이 남아서 교회와 신학교 곳곳에서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 지역과, 미국, 브라질, 페루,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등 세계 곳곳에 그분들의 제자들은 여전히 남아있고, 그분들이 가르친 말씀은 제자들의 사역을 통해서 계속해서 강력하게 메아리쳐 울리고 있습니다. “이 세상도 그 정욕도 다 지나가되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는 영원히 거하느니라”(요일 2:17)고 하신 말씀 그대로입니다.


그리스도의 영광과 복음의 진보와 교회와 성도들의 유익을 위하여 일한 것은 영원히 남습니다. 자기를 위하여 한 것은 다 잊혀지고 무너지고 맙니다. 그런 것은 가치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위하여 일한 것,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하여 일한 것, 복음의 진보와 교회의 유익과 성도들을 유익하게 하고자 한 진실한 소원과 중심을 가지고 일한 것은 하나님께서 귀히 여기시고 영원히 남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수고는 주 안에서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고전 15:58).



한 사람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그리스도를 위하여, 교회와 성도들을 위하여 일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봉사의 기회가 주어진 것, 우리에게 직임과 직분이 주어진 것, 우리에게 우리가 마음껏 섬기고 봉사할 수 있는 봉사의 장으로서의 교회가 주어진 것, 우리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생명과 건강이 주어진 것, 이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면서, 그리스도를 위하여 일합시다. 교회와 성도들의 유익을 위하여 일합시다. 수고와 희생이 따른다 하더라도 오히려 주님을 위하여 내가 조금이라도 고난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을 큰 영예와 영광으로 알고 즐거이 그 길을 갑시다. 그래서 우리도 영예로운 은퇴의 날에 이르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신숙호 권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2023년 6월 3일

양의문교회 담임목사 김준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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