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예레미야서
읽을말씀
“그날 그때에 내가 다윗에게서 의로운 가지 하나가 돋아나게 할 것이니, 그가 땅에서 공평과 정의를 실행할 것이다”(예레미야 33장 15절).
예레미야는 요시야 13년부터 시작하여 시드기야 11년 말 예루살렘이 함락될 때까지 남유다에서 활동했던 선지자입니다. 예레미야는 이스라엘 왕국 역사 중 가장 어려운 시대에 살았던 선지자였습니다. 그는 나라가 멸망할 것이라는 예언을 해야 했고, 실제로 이스라엘 나라와 언약 백성이 멸망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이러한 예레미야의 예언이 다루는 강력한 주제가 “언약”입니다. 특별히 예레미야서 기록된 “새 언약”은 이전에 약속된 “시내산 언약”(조건적)과 “다윗 언약”(무조건적)을 모두 아우르는 형태로 발전합니다.
[1장_예레미야의 소명]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남유다의 선지자로 세우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은 그를 “열방의 선지자”로 세우셔서 남유다 왕국은 물론, 열방의 민족들에 대한 예언을 하게 하셨습니다. 예언의 핵심은 “심판”과 “회복”입니다: “보아라, 내가 오늘 너를 민족들과 나라들 위에 세워, 네가 그것들을 뽑고 무너뜨리며, 멸망시키고 파괴하며, 세우고 심게 하였다”(1:10).
[2-25장_“심판”: 언약의 파기]
그렇다면, 하나님은 왜 자기 백성을 심판하시는 것일까요? 그 근거는 “시내산 언약”에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들이 출애굽하여 광야에 있을 때 하나님과 언약을 맺었고, 한때 그 언약적 사랑에 충실했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고 결과적으로 그들은 하나님과 맺은 언약에 성실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정의와 공의를 행하지 못했고, 오히려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억압했습니다. 또 무죄한 피를 흘리며, 다른 신들을 섬겼습니다(참고. 7:5-7). (시내산 언약을 따라) 율법대로 살지 않은 결과, 예루살렘은 멸망할 것이며, 성전이 파괴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바로 하나님은 “다윗”과 약속하신 바, 이스라엘에 죄를 지어도 (그들을 징계하실지언정) 버리지는 않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겠다고 말씀하시면서 언약을 파기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여호와가 이같이 말한다. 보아라, 내가 그들이 피할 수 없는 재앙을 그들에게 보낼 것이니, 그들이 내게 부르짖을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할 것이다”(11:11). 시내산 언약이 파기되면서, 다윗 언약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정말로 다윗 언약은 실패로 돌아가는 것일까요?
[26-45장_“회복”: 새 언약]
예레미야는 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멸망을 당할 것이라고 예언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또, 70년이 지나면 그들이 해방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다시 말해, 이스라엘이 불순종하여 하나님과의 언약이 파기 되었지만, 이것은 종말론적 파기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뽑고 파멸시키셨지만, 때가 이르면 그들을 심고 다시 세우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1) 새 언약①: 시내산 언약의 회복(31장)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다시 세우며 심어서 그들을 구원하고 회복하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와 같은 회복에 대하여 다소 부정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이전에도 그랬듯이, 하나님이 언약을 회복하셔도 백성들이 또 다시 율법에 불순종하면 이 언약은 다시 파기되는 것일까요? 어차피 우리는 또 죄를 지을 텐데, 그러면 하나님께서 새롭게 맺으시는 언약이 무슨 의미와 소용이 있는 것일까요?
하나님은 자기 백성과 “새 언약”을 맺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 언약은 이전에 그들이 맺었던 시내선 언약과 같지 않습니다. 바로, 하나님께서 여호와의 율법은 (돌판이 아니라) 그들의 “속에” 두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훗날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내가 내 율법을 그들 “속에” 두며 그것을 그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다. 여호와의 말이다”(31:33).
새 언약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에 율법을 기록하실 것입니다. 이것은 곧, “마음의 할례”로써, “말씀의 내면화”를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말씀을 우리 “마음에 두심”으로써, 이제는 우리가 율법을 “지킬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로써, 하나님의 성실하심으로 시내산 언약이 회복되는 것입니다.
2) 새 언약②: 다윗 언약의 회복(33장)
예레미야는 (이스라엘이 멸망하기 직전의 때에) 이스라엘의 회복을 예언합니다. 하나님은 예루살렘을 치료하며 고쳐서 낫게 하시고 평안과 진실이 풍성함을 나타내실 것입니다. 또 하나님은 포로를 돌아오게 하실 것이고, 처음과 같이 세우실 것입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은 열방 앞에서 하나님의 기쁜 이름이 될 것이며, 찬송과 영광이 될 것입니다(참고. 33:6-9).
나아가 예레미야의 예언은 다윗 언약의 회복을 예고합니다: “그날 그때에 내가 다윗에게서 의로운 가지 하나가 돋아나게 할 것이니, 그가 땅에서 공평과 정의를 실행할 것이다”(33:15). 하나님의 주권적인 구원 역사는 시내산 언약을 회복할 뿐만 아니라, 다윗 언약을 온전하게 성취할 것입니다.
[34-52장_새 언약 성취의 예고]
예레미야 52장 마지막은 여호야긴 왕의 석방 사건을 기록합니다. 이것은 다윗 언약의 회복의 강력한 예고로써, 하나님께서 다윗의 나라를 다시 회복시키실 것이라는 암시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때가 이르렀을 때, 하나님은 자기 아들, 곧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예수님의 성육신은 다윗의 나라뿐만 아니라 온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했다는 가장 강력한 증표입니다. 이제는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죄 씻음을 받고,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새로워지고 거룩해집니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구원 역사는 우리를 새롭게 변화시켜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법을 따라 거룩하게 살도록 하십니다. 이것은 우리의 죄성 자체가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죄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제 더 이상 우리는 “죄의 지배”를 받지 않습니다. 성령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순종”의 삶을 삽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오늘의 하루는, 그리스도로부터 말미암은 은혜의 선물입니다. 그분으로부터 주어진 죄 사함과 영원한 생명의 은혜가 우리의 일상을 움직이는 가운데, 영원한 나라가 우리의 실제적인 소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모든 언약의 자녀들에게 동일한 은혜를 주셔서,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거룩함으로 자라나고, 하나님이 주신 은사와 소명을 따라 많은 감사의 열매를 맺는 복된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참고: 김희석 지음, 「언약신학으로 본 구약의 하나님 나라」, 서울: 솔로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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