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하신지요.
올해에도 우리에게 전교인 양구사경회(2024. 7. 29- 8. 1)를 허락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올해 사경회 주제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아는 지식에서 자라갑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였습니다. 특별히 이번 사경회에서는 기독교 윤리, 곧 구원함을 받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주제를 공부했습니다. 송용조 목사님께서는 첫 강설에서 기독교 윤리학이란 무엇인지를 소개해주시면서, “기독교 윤리학이란 자연 계시와 특별 계시인 성경을 통하여 계시해 주신 하나님과 하나님의 뜻(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뜻인 율법)에 따라 인간의 품성(nature, character)과 품행(moral conduct), 즉 인격과 삶을 형성하기 위한 학문”이라고 정의해 주셨습니다. “기독교 윤리학”이란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과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것, 곧 선한 것과 악한 것을 분별하고 선을 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연구를 가리킵니다.
저는 이번 사경회를 통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신자답게, 복음에 합당하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뜻을 아는 지식에서 잘 자라가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깊이 깨닫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먼저 하나님이 누구신지, 그리고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지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지식을 확신해야 합니다. 그래서 “너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딤후 3:14-17)고 하셨습니다.
헤르만 바빙크는 픽테투스를 인용하여 “윤리학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참된 열매를 많이 맺고 경건하게 살다 죽는 것에 대한 학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경건한 인격과 삶을 이루어서 경건하게 살다 죽고자 한다면, 우리는 무엇보다 하나님을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교의학). 우리의 성화는 성경과 교리를 바르고 원만하게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한꺼번에 성경과 교리를 다 알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한걸음 한걸음 성경과 교리를 배워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행하신 일들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성경의 가르침과 흐름을 배우고 알아가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길은 교회사를 통해서 성령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가르치시고 양육하시기 위하여 허락해 주신 많은 유산들을 통해 공부하는 것인데, 그 가운데에서도 “보편적이고 의심할 여지없는 우리의 기독교 신앙의 조항들인 사도신경”(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22문의 답)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사도신경은 삼위일체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역에 대한 성경 전체의 가르침을 잘 요약하여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사도신경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역, 곧 성부의 창조와 성자의 구속과 성령의 성화의 사역에 대한 것입니다. 성부 하나님께서 우리를 택하시고 우리를 창조하여 주셨고,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창조 받은 지위에서 타락한 인생들을 위하여 그의 피로 구속을 성취하여 주셨고, 그리고 성령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구속을 적용시켜 주심으로 우리를 거룩하게 하십니다. 그러므로 사도신경은 교리의 훌륭한 요약입니다.
하지만 사도신경을 통해 교리의 요약을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요구하시는 본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 때에, 동시에 우리 인간이 누구인지도 알게 되고,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도 알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성경에서 우리에게 하나님 자신에 대해서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니다. 우리 인간은 누구이며, 인간 창조의 목적은 무엇이며, 인간 구원의 목적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의 삶의 규범은 무엇으로 삼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본분은 하나님의 도덕법의 요약인 십계명으로 잘 요약됩니다(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39-41문답). 우리는 하나님께서 십계명의 한 계명 한 계명을 통해서 우리에게 어떤 삶을 요구하시는지를 아는 지식 가운데에서 자라가야 합니다.
그러나 사도신경을 공부하고 십계명을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합니다.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의 마음으로는 아무리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실제 삶에서 우리가 원치 않는 악을 행하곤 하는 매우 연약한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우리를 거룩하게 변화시켜 주시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의 성화의 싸움에서 우리의 불구대천의 원수인 마귀와 세상과 우리의 육신이 우리를 끊임없이 공격할 때에, 성령님께서 그의 힘으로 우리를 친히 붙드시고 강하게 하셔서 우리가 이 영적 전쟁에서 패하여 거꾸러지지 않고 마침내 완전한 승리를 얻을 때까지 우리의 원수에 대해 항상 굳세게 대항하게 해주시기를 간구해야 합니다(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127문의 답).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거룩하게 변화시켜 주시기를 위하여 우리는 날마다 기도해야 합니다.
이제까지 해마다 하나님께서 양구사경회에서 많은 은혜를 주셨지만, 올해에도 말씀의 은혜를 변함없이 베풀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송용조 목사님의 건강을 붙들어주셔서 올해도 변함없이 강단에 올라 은혜의 말씀을 전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것도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더 많은 성도들이 참여하여 성도 간에 사랑의 교제를 나눌 수 있었고, 군 복무 중인 청년들(문승유, 조명식, 이선역)과 올해 처음으로 양구사경회에 참석한 성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날씨도 적절하게 해주셨고, 올해도 팔랑리 주민분들의 정성스러운 손길로 매 식사시간마다 모두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사경회 준비를 위해, 그리고 사경회 기간 동안 여러 봉사와 섬김의 일로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작년까지도 우리와 함께 하셨던 이상임 집사님과 최금옥 권사님이 많이 생각나는 사경회이기도 했습니다.
2024년 8월 3일
양의문교회 담임목사 김준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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