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돌이키시는 하나님의 은혜
야곱이 세겜에서 보낸 10여년의 시간은 하나님을 잊고 살아간 시간이었습니다. 세겜에서 밭을 사고 정착한 것을 볼 때, 그곳에서의 삶의 안정되고 풍요로웠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도, 하나님께 서원했던 것도 잊고 살았습니다. 그런 삶의 결과는 비참한 것이었습니다. 야곱의 딸 디나는 가나안 여자를 동경하여 보러 갔다가 성폭행을 당하고, 야곱의 아들들은 보복을 한다고 세겜 사람들을 속여서 죽이고 그들의 재물을 약탈합니다. 야곱은 그런 자녀들에게는 무관심하고 자신의 안위만 염려합니다. 하나님 없이도 풍요롭고 안정된 삶을 사는 동안, 야곱의 가족은 신속히 타락하여 가나안 사람들과 같이 되었습니다. 35장 2절과 4절을 보면 야곱의 가족들은 이미 가나안의 우상들도 섬기고 있었습니다.
야곱의 아들들이 세겜 사람들을 학살하고 약탈한 일로 인해 야곱은 큰 두려움에 빠집니다. 이 소식을 들은 가나안 족속들이 야곱에게 보복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야곱은 마치 탕자가 먼 이방 나라로 가서 재산을 탕진하고 비참한 처지가 되었던 것과 같았습니다. 탕자는 아버지 집에서는 품꾼들도 풍요로웠던 것을 기억하고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고자 했습니다. 그때까지도 탕자는 회개하거나 아버지께로 돌이키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버지의 품꾼으로 사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런 탕자를 기다리던 아버지가 달려나와 탕자를 끌어안았습니다. 35장 1절에서 야곱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은 탕자에게 달려나온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야곱이 아니라 하나님이 야곱에게 찾아오셔서 말씀하십니다.
1절에는 네 개의 명령이 나옵니다. 먼저 “일어나라”고 하십니다. 세상 속에 주저 앉아 있지 말고 일어나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벧엘로 올라가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있는 곳, 하나님께 서원한 곳, 하나님의 언약과 복이 있는 벧엘로 올라가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거기에 거하라”고 하십니다. 풍요롭다고 가나안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지 말고, 벧엘로 가서, 이삭이 있는 헤브론으로 가서 거기서 살라고 하십니다. 약속의 땅인 가나안 땅에 있되 가나안 사람처럼 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거기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라”고 하십니다. 하나님 없이 우상을 섬기는 삶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삶으로 돌이키라고 하십니다.
가나안 사람들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에 빠져 있었던 야곱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만일 야곱이 풍요롭고 평안했다면, 하나님의 말씀이 귀에 들어왔을까요? 야곱은 정신을 차립니다. 2절에서 야곱은 가족들과 함께 한 모든 사람들에게 우상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케 하라고 합니다. 야곱이 하나님의 말씀에 귀기울이고 순종하자 가족들도 야곱의 말을 듣습니다. 우상들을 세겜 땅에 묻어버리고 야곱의 가족은 벧엘로 올라갑니다. 하나님께서 사방의 가나안 사람들을 두려워하게 하셔서 그 누구도 야곱의 아들들을 좇지 못합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보호하심 속에 안전하게 벧엘에 도착하여, “벧엘의 하나님”을 부르며 예배합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복을 주시고,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말씀하신 언약을 야곱에게 약속하십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을 잊고 살아가는데도 계속해서 풍요롭고 평안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고난과 어려움을 통해서라도 그 자리에서 머물러 있지 못하게 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세상에 만족하며 안주하도록 내버려 두시지 않는 것이 아버지 하나님의 은혜이고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의 은혜는 세 단계로 나타납니다. 첫번째는 하나님이 먼저 찾아오셔서 말씀해 주시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세상과 우상을 섬기던 삶을 청산하고 하나님께로 돌이키게 하시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하나님만 예배하게 하시고,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언약의 복을 풍성히 베풀어 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가까이 함이 우리의 기쁨이요,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우리의 복입니다. 하나님 없이 풍요로운 삶보다 하나님만으로 풍족한 삶이 되기를 사모하며,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해 주시고, 우리로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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