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잘못된 예배에 대한 두려운 경고
레위기 10장은 충격적인 장면을 소개합니다. 지금까지는 반복적으로 “하나님이 명하신 대로 행하였다”는 말이 나왔는데, 처음으로 “여호와께서 명하시지 않은”(1절)이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첫 번째 제사를 하나님께 드렸을 때 하나님의 영광이 온 백성에게 나타났습니다. 그때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제단 위의 번제물을 살라버렸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두 절에서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여호와 앞에서 나온 불에 삼키워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이 얼마나 충격적인 일인가요? 기쁨과 축제의 분위기가 한 순간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식었을 것입니다.
성경은 나답과 아비후가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받게 된 이유가 성막에 들어가 향로에 분향할 때 여호와께서 명하시지 않은 다른 불로 분향하였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 ‘다른 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많은 추측이 있지만, 불분명한 것을 추측하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분명하게 가르쳐 주신 교훈을 기억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겠습니다. 본문이 분명하게 가르쳐주는 것은 하나님이 명하시지 않은 다른 방식으로 제사를 행했다는 것이고,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거부하시고, 진노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이 구원과 심판으로 나타남을 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 나아갈 때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다른 방식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때 하나님은 진노하시고 심판하십니다.
하나님을 가까이서 섬기는 사람은 하나님의 영광과 능력에 있어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때가 중요한데요. 이런 영광스러운 결과가 마치 자기의 사역과 능력에 달린 것처럼 착각하면 안 됩니다.자기에게 어떤 특별함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여 교만해질 때, 그는 하나님이 말씀하신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더 특별한 것을 고안해내려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지점에서 실패하는 것을 봅니다. 하나님을 가까이 섬기는 자들에게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3절을 보면, “나를 가까이 하는 자 중에서 거룩함을 받고, 온 백성 앞에서 영광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을 가까이 섬기는 자들에게서 하나님은 거룩함을 받으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거룩하고 영화롭게 하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행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거룩하신 하나님을 가까이 하며 살아가는 비결입니다.
나답과 아비후가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죽은 후 남은 사람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헤쳐나갔을까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세가 나섭니다. 모세는 아론의 친척들을 불러 나답과 아비후의 시체를 진밖으로 옮기고, 아론과 남은 두 아들 엘르아살과 이다말에게는 이 죽음에 대해 애도하지도 말고 장례도 하지 말라고 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먼저 이것이 대제사장에게 요구되는 규례이기 때문입니다(레 21:10-12). 온 백성을 위해 제사를 드리는 대제사장은 부모와 자녀가 죽었다 하더라도 제사를 부정하게 할 수 있는 일체의 행위를 할 수 없었습니다. 이 모든 것보다 우선되는 것이 하나님께 드리는 거룩한 제사였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나답과 아비후의 죽음이 일반적인 죽음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범죄하여 심판을 받은 죄인들을 위해 슬퍼하고 애도하게 되면, 마치 하나님은 죄인을 미워하시고 제사장은 죄인을 긍휼히 여기는 것처럼 생각될 수 있습니다. 백성들이 이렇게 오해하지 않도록 아론 뿐만 아니라 아론의 두 아들 엘르아살과 이다말도 대제사장에게 요구되는 엄격한 기준을 따른 것입니다.
한편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에게는 이 일로 슬퍼하게 하셨습니다. 이는 나답과 아비후의 죽음에 대하여 슬퍼하라는 말씀이라기 보다는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고 그 죄에 대하여 슬퍼하라는 말씀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원한 심판을 받아 영원한 형벌을 받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생각되어 슬퍼하곤 합니다. 이것은 합당한 마음이고 우리의 전도의 동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종종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죄로 인해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훼손되는 것에 대해서는 슬퍼하지 않는 것이지요. 이렇게 생각할 때 우리는 마치 하나님이 인정도 자비도 없는 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제사장의 직무
8-11절은 하나님께서 제사장에게 주시는 특별한 직무에 대한 말씀입니다. 나답과 아비후가 하나님이 명하시지 않은 다른 불로 분향하다가 죽임을 당한 두려운 사건 직후 하나님께서 아론을 따로 불러 말씀하신 내용임을 생각할 때, 이 말씀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제사장이 회막에 들어갈 때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지 말아서 너희의 사망을 면하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 때문에 학자들은 나답과 아비후의 죽음의 이유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분향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 나아갈 때 우리는 하나님의 명하신 대로 나아가야 함과 돵시에 두려움 없이 부주의하게 나아가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제사장이 직무를 수행할 때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신 이유는 제사장의 중요한 직무가 바른 판단력을 가지고 분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10-11절을 보면 제사장은 거룩하고 속된 것을 분별하고, 부정하고 정한 것을 분별해야 합니다. 이 구분을 잘 이해해야 레위기와 의식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크게 거룩한 것과 속된 것으로 나누어집니다. 거룩은 오직 하나님께 속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다른 모든 존재와 사물과 구별됩니다. 또한 하나님께 바쳐진 것도 거룩하게 구별됩니다. 그 나머지는 속된 것입니다. 속되다는 말 자체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속된 것은 다시 나누어지는데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입니다. 오직 깨끗한 것만 하나님께 바쳐질 수 있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께 나아가는 사람은 먼저 깨끗해져야 하고, 깨끗한 제물을 통해서만 나아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속된 세상 속에서 정결함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과 혹 부정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다시 정결하게 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11-15장이 이에 대해 자세히 가르쳐 줍니다. 제사장은 이 정결법에 따라 거룩한 것과 속된 것, 부정한 것과 정한 것을 잘 분별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나답과 아비후처럼 부정한 상태로 하나님께 나아갔다가 큰 화를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도바울은 에베소서 5장 18절에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술 취하지 말고 성령의 충만함을 받으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르심을 받은 성도는 모든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합당한 예배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만한 것이 무엇이고, 하나님께서 싫어하시고 미워하시는 죄가 무엇인지 바르게 판단하고 분별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12절 이후의 말씀은 아론과 두 아들이 여호와께 드리는 제사에 두려운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행했음을 보여줍니다. 제사법에 의하면 다소 부족함이 있었지만 모세는 이 태도를 좋게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그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이러한 중심으로 하나님께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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