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개관 | 우리에겐 이런 대제사장이 있다
히브리서 4:14-16
히브리서의 기록 배경과 목적
히브리서는 여러 가지로 독특한 성경입니다. 먼저 히브리서는 ‘편지’인지 ‘설교’인지 헷갈립니다. 히브리서의 시작과 내용 전개는 마치 설교문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히브리서의 끝은 분명한 편지의 형식을 보여주고 있기에 히브리서를 ‘서신’(편지)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신약의 서신서를 보통 바울서신과 일반서신으로 분류하는데, 히브리서는 이 분류 가운데 어디에도 포함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익명으로 기록되어 있어서 바울서신으로 분류하기에는 불확실하고, 저자가 독자들의 삶의 경험을 언급하는 것을 볼 때(예, 10:32-34) 공동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기록한 것으로 보이는 일반서신으로 분류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히브리서의 독특성 중에도 가장 독특한 점은 내용에 있는데요, 히브리서는 신약성경 중 유일하게 예수님의 제사장 직분을 직접적으로,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복음서를 보면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선지자’로는 어느 정도 인정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왕으로 삼으려고도 했고, ‘유대인의 ‘왕’이라 조롱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예수님을 ‘제사장’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히브리서는 예수님께서 구약성경에서 예언된 메시아(그리스도)이신데, 특별히 아론의 계열과 멜기세덱의 계열 모두를 성취하시는 진짜 대제사장이신 것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의 큰 대제사장이시요, 승천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붙잡으라고 권면합니다(4:14). 이러한 강조와 권면을 통해 히브리서 저자는 복음이 구약성경과 대립하는 것처럼 느꼈던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에게, 복음이 구약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온전히 성취하고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
히브리서의 구조와 내용
히브리서의 주제는 그리스도의 탁월함(우월성)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에는 “더 나은, 더 뛰어난, 더 좋은”과 같은 표현들이 자주 나옵니다. 예수님은 천사들보다(1장), 모세보다(3장), 여호수아보다(4장), 아론보다(5-7장), 그리고 옛 언약이 명하는 것(8-10장)보다 우월합니다. 저자는 편지 전반에 걸쳐 예수님의 탁월함을 강조하면서, 온전한 중보자이며, 새 언약의 성취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붙잡아야 할 것을 권면합니다.
히브리서의 구조를 파악하고자 할 때, 중요한 구절은 8:1입니다. “이제 하는 말의 중요한 것은 이러한 대제사장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데요. 앞에서 언급한 내용들의 핵심(요점)을 말해주는데, 한 마디로”우리에게 이러한 대제사장이 있다”는 것입니다. 대제사장에 대한 내용은 4:14부터 시작하니까, 4:14-7:28까지를 중심으로 크게 세 부분(1:1-4:13, 4:14-7:28, 8:1-13:25)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단락(1:1-4:13)은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얼마나 탁월한 분이신지 말씀하며, 그 예수님을 믿고 바라보고 의지해야 한다고 교훈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이시며, 그 본체의 형상이십니다. 예수님은 만물을 창조하시고 붙드시는 하나님이십니다(1:2-3). 반면 천사는 하나님의 아들을 경배하고 섬기는 자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잠시 천사보다 못한 존재가 되셔서 고난받고 죽으셨지만, 부활과 승천을 통해 영광을 받으셨고, 이 모든 일을 통해 천사가 아닌 성도들을 구원하시고, 형제라 부르시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셨습니다. 천사는 예수님의 형제요, 그래서 하나님의 자녀가 된 성도들을 섬기도록 보내주신 영입니다(1:14). 그러므로 천사를 숭배하거나 천사에게 기도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여호수아보다도 탁월하신 분이십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집에서 충성한 종이지만, 예수님은 하나님의 집의 아들이시기 때문입니다. 여호수아가 이스라엘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여 안식을 주었지만 그것은 궁그적인 안식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참되고 궁극적인 안식을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일에 자비하고 충성된 대제사장이 되어 백성의 죄를 구속하셨을 뿐만 아니라(2:17), 친히 시험을 받으시고 고난을 당하셨기에, 시험과 고난 받는 우리를 능히 도우실 수 있습니다(2:18). “그러므로 함께 하늘의 부르심을 입은 거룩한 형제들이여, 우리의 믿는 도리의 사도시며 대제사장이신 예수를 깊이 생각하십시오”(3:1).
두 번째 단락(4:14-7:28)은 우리에게 이 ‘큰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이 계시니, 우리의 신앙고백(믿는 도리)를 굳게 잡으라고 교훈하며(4:14), 우리의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을 의지하여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가라”(4:16)고 권면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영원한 대제사장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심에도 고난을 받으심으로 순종을 배워서 온전하게 되셔서, 이제 예수님께 순종하는 모든 자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5:8-9). 히브리서 저자는 멜기세덱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다가, 신앙 생활을 오래하였음에도 이 지식을 받을 만큼 성숙하지 못해 어린아이와 같이 초보의 자리에 머물러 있는 성도들을 책망하며, 초보의 자리에 머물러 있지 말고, 게으르지 말고 믿음과 오래참음으로 하나님의 약속을 기업으로 받은 자들을 본 받는 자가 되라고 권면합니다. 그리고 7장에서 본격적으로 멜기세덱에 관하여 이야기합니다. 성경에서 멜기세덱은 어떤 시작이 없이 나타나 하나님의 아들로 여김을 받았으며, ‘의의 왕’, ‘평강의 왕’으로 불렸습니다. 아브라함이 그에게 십일조를 드렸고, 그는 아브라함에게 축복하였습니다. 이 멜기세덱은 바로 영원한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을 예표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 단락(8:1-13:25)은 지금까지 말한 내용의 요점은 “이러한 대제사장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 땅의 성전에서 대제사장에 의해 수행되는 제사들보다 대제사장이신 예수님께서 자신을 제물로 드려 하늘 지성소로 직접 들어가심으로 드리신 제사의 탁월함을 설명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단 한 번의 영원한 제사로 우리의 모든 죄를 씻으심으로 우리의 구원을 완성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이상 반복하여 제사를 드릴 필요가 없어졌고, 우리는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여 언제든지 담대히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참 마음과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고(10:22),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고, 모이기를 폐하는 사람들의 습관을 따르지 말고, 오직 권하여 주님의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모이기에 힘써야 합니다(10:24-25). 11장은 유명한 ‘믿음장’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11:1)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섭리하신다는 사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같은 ‘믿음’으로 하나님의 약속을 받아들여, 소망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순종하고 고난 중에도 인내합니다. 믿음장은 이렇게 믿음으로 살아간 수많은 증인들이 우리 앞에 있다고 말하면서, 우리도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경주하며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라”(12:1-2)고 권면합니다. 우리 주님께서도 그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해 십자가를 참으시고 부끄러움도 개의치 않으셨고, 결국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습니다(12:2). 우리가 주님을 위해 믿음의 경주를 할 때, 우리의 죄와 싸우는 이 싸움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 낙심하게 될 때, 죄인들이 자기를 대적하는 것을 참으시고, 오히려 죄인들을 위해 십자가를 참으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피흘리기까지 죄와 싸워야 합니다.
히브리서는 우리에게는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이 있다고 말하며, 그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라고 권면합니다. 시험을 받을 때, 고난 중에 있을 때, 죄와의 싸움이 피곤하여 낙심될 때, 초보적인 신앙의 자리에 안주하고 싶을 때, 모이기를 힘쓰고 싶지 않을 때, 하나님의 약속이 믿어지지 않고 소망이 보이지 않을 때, 예수님을 바라보고,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십시오.
나눔을 위한 질문
1. 우리가 ‘우리에게 이런 대제사장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때는 언제인가요? 예수님을 바라보고 생각함으로 힘과 위로를 얻었던 경험이 있다면 함께 이야기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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