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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병철 안

제102문 주기도의 두 번째 간구

제102문: 두 번째 간구에서 우리가 구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나라이 임하옵시며”라는 두 번째 간구로 우리는, 사탄의 나라가 멸망하고, 은혜의 왕국이 흥왕하며, 우리와 다른 사람들이 거기 들어가 지키심을 받고, 영광의 왕국이 속히 오게 하여 주시기를 구하는 것입니다.


“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10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9-10)


주기도의 두 번째 간구는 “나라이 임하옵시며”입니다. “나라”란 무엇입니까? 나라는 “일정한 땅이 있고 거기에 사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통치 조직을 가진 집단”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나라”는 국민과 주권과 영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생각해 봅시다. 우리 나라에는 5천만 정도 되는 국민이 있고, 한반도라는 영토가 있습니다. 또 주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민들과 국민의 대표인 정부가 나라의 의사를 결정하고 그것을 실행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나라이 임하옵시며”라고 기도하게 하실 때에 말씀하신 “나라”는 어떤 나라를 말하는 것일까요? 예수님께서 임하기를 기도하라고 하신 나라는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원문을 보면 “나라” 앞에는 ‘당신의’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당신’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나님을 말합니다. 즉, 이 기도는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통치와 주권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다는 것은 단순히 이 세상에 교회 건물이 많이 세워진다거나 교회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와 주인되심이 우리 안에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들은 옛날 다윗과 솔로몬의 때에 부강했던 이스라엘 나라를 떠올리며 그들이 로마의 식민지 된 데에서 해방되어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강력한 나라로 회복될 것을 기대하였습니다. 그들은 선지자들이 예언한 메시아가 다윗과 같은 강력한 왕의 모습으로 그들 가운데 나타나 그들의 소망을 이뤄줄 것을 기대하였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그들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아주고자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눅 17:21)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는 보이는 나라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바벨론이나 페르시아, 그리스나 로마와 같이 넓은 영토를 점령하고 많은 백성들로 이루어진 그런 나라가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나라라고 하셨습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하나님의 왕 되심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고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으며 하나님의 일을 행할 때, 거기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했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한 개인으로서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평화하며 기쁨을 누릴 때 그것은 그들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임했다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롬 14:17)

따라서 “나라이 임하옵시며”라는 기도는 이 땅에 눈에 보이는 하나님의 국가가 만들어지기를 기도하라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의 왕 되심을 인정하고 왕되신 예수님을 닮아가고, 또 하나님의 백성들 가운데 성령 안에서 의로움과 평화와 기쁨을 추구하는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사탄의 나라가 멸망하고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해 달라고 소원하고 기도하라 명하신 것은 그런 나라가 아직 사람들 가운데 임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아직 하나님의 은혜의 통치가 미치지 않으며, 오히려 하나님과 하나님의 나라를 대적하는 나라가 있음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소요리문답은 “사탄의 나라”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탄의 나라는 사탄이 왕이 된 나라입니다. 이 나라에도 왕이 사탄을 섬기는 백성들이 있는데, 타락한 모든 사람이 그들입니다.

“그때에 너희가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 풍속을 좇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 전에는 우리도 다 그 가운데서 우리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하여 다른 이들과 같이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엡 2:2-3)

사도 바울은 예수님을 믿기 전 에베소 교회 성도가 처해 있던 처지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사도는 말하기를 그들이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 하였습니다. 여기서 바울은 사탄을 가리켜 “공중의 권세 잡은 자”,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고 말합니다. 즉, 에베소 성도들이 예수님을 믿기 전에는, 사탄의 역사를 따라 살았다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사도 요한은 온 세상이 악한 자 안에 처했다고 말씀합니다(요일 5:19). 하나님을 반역하는 온 세상 사람들이 “악한 자”, 곧 사탄의 세력 아래 놓여 있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모든 사람은 사탄의 지배 아래에서, 하나님의 다스림 받기를 거절하며 살아갑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며 예배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존재로 만드셨지만, 아담의 범죄와 타락과 함께 모든 사람은 사탄의 권세 아래에서 죄 가운데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힘으로 사탄의 나라에서 벗어나 하나님께로 돌이킬 수 없습니다. 애굽의 바로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나가지 못하도록 붙들고 있었던 것처럼, 사탄은 자기 권세 아래 있는 사람들을 순순히 내어주지 않습니다. 또 사람 마음 안에 있는 악한 욕심들도 그 일을 방해합니다.

“나라이 임하옵시며”라는 기도는 바로 이러한 사탄의 나라가 멸망하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은혜의 왕국이 흥왕하며, 우리와 다른 사람들이 거기 들어가 지키심을 받고

더 나아가 “나라이 임하옵시며”라는 기도는 우리와 다른 사람들이 그 나라에 들어가며 그 나라가 왕성하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우리와 다른 사람들이 하나님의 왕되심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으며, 그 가운데 의와 평강과 희락의 교제를 나누는 나라를 구하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탄의 세력 아래 놓여 있는 사람이 거기서 벗어나 하나님의 은혜의 나라로 들어갈 수 있습니까? 그 일은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자신의 말씀과 성령을 통해 사탄의 세력 아래 있는 자들을 해방시키시고 그들을 하나님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들이십니다. 성령님께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죄인으로 거듭나게 하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하시며, 죄인을 회개하게 하십니다. 그때 죄인은 자신을 속박하고 있던 죄의 사슬과 마귀의 권세로부터 놓임을 받으며, 하나님의 왕되심을 인정하고 그리스도의 다스림을 받으며 살게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하나님의 은혜의 나라가 그의 마음에 임하는 것입니다.

이 일은 사람의 힘과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나라를 세우는 것은 사람의 힘과 지혜로 세워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지고 왕성하게 되는 것은 사람의 힘과 능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죄인을 압제하는 사탄을 결박하고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마음의 장애물을 뚫고 한 사람의 마음이 완전히 하나님께로 돌아가 하나님의 왕되심을 인정하게 되는 것은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지난 주간 매일 묵상 본문 가운데 부자 청년의 이야기를 읽어보았을 것입니다. 부자 청년이 예수님을 찾아와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하고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네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고 하시니 그는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돌아갔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둘러 보시고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도다 하시니.”(막 10:23) 예수님은 낙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고 하셨습니다. 그만큼 죄인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때 제자들은 심히 놀라며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가” 이야기할 때,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저희를 보시며 가라사대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는 그렇지 아니하니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막 10:27)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와 다른 사람에게 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할 수 없는 그 일을 하나님께서 행하십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는 말씀과 성령으로 그 일을 행하십니다. 하나님의 말씀, 은혜의 복음이 사탄의 나라를 멸하고 사람의 마음에 은혜의 나라를 세우기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말씀을 전파하라는 사명과 성령으로 권능을 받을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고(막 16:15), 모든 족속을 제자로 삼아 세례를 주고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하셨습니다(마 28:20). 또 사도들로 성경을 깨닫게 하시고, 예수님의 고난과 죽으심과 부활, 복음이 전파될 것을 전하는 증인으로 사도들을 세우셨습니다(눅 24:45-48).

무엇보다도 예수님은 사도들만 보내신 것이 아니라 성령을 약속하시고 성령을 그들 가운데 보내어 주셨습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말씀하셨고(행 1:8), 약속하신 성령을 오순절에 사도들과 제자들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으로 사탄의 나라를 멸망시키시고 은혜의 나라를 흥왕케 하십니다. 사탄의 종 되어 자신의 탐욕을 좇아 살아가던 죄인을 말씀과 성령으로 거듭나게 하시고 예수님을 믿고 회개하게 하시며,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십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의 은혜의 나라로 들어온 자들이 완전한 영화에 이르기까지 그들을 보호하시고 돌보십니다.

그러므로 “나라이 임하옵시며”라는 간구는 사탄의 나라가 멸망하고, 은혜의 왕국이 흥왕하게 해 주시기를 구하는 간구입니다. 우리와 다른 모든 사람들 안에 있는 사탄의 나라가 사라지고 하나님의 왕되심을 인정하며 그 다스림을 받아 살아가게 되기를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일을 위해서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며,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성령께서 역사하여 주시기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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