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한 확신 | 고후 5:14-15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한 확신
성경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육상 경기’에 비유하곤 합니다.(고전 9:24, 갈 5:7, 빌 2:16). 출발 신호가 울리는 순간부터 결승라인을 통과하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머뭇거리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육상 경기처럼, 거듭난 신자의 삶은 머뭇거리거나 뒤를 돌아보지 않고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전력으로 달려가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육상 경기 중에서도 장거리 달리기 또는 마라톤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처음에 힘차게 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달려서 끝까지 완주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사도 바울은 죽음을 앞에 두고,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다”(딤후 4:7)고 고백했습니다. 흠 없는 완전한 삶을 살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믿음을 지키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온전히 완주하였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거듭남으로 시작된 믿음의 삶을 살아갈 때, 하루 하루를 힘차게 달려나가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사랑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까닭은 이제 더이상 우리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우리를 대신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살게 하기 위함입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생각하고 확신함으로 매일을 살아갈 힘을 얻었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릴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복음을 듣고 거듭난 신자가 매일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주일에 교회로 모여 말씀을 듣고 성도들과 교제를 나누는 생활을 하는데도 무력하고 침체될 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 기쁨과 활력을 잃어버렸다면, 우리는 가장 먼저 내가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리고 놓치지 않았는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한 확신을 얻는 방법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신앙과 삶의 유일한 규범이 되는 성경에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하여 더 깊고 풍성한 확신을 갖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기록해 주셨습니다. 사도 요한은 요한복음에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기록하면서, 그 목적을 이렇게 말했습니다.“오직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요 20:31). 성령님께서 요한으로 하여금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일들과 우리에게 주신 약속의 말씀들을 기록하게 하신 목적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알고 확신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편 사도 요한은 요한일서에서 그리스도와 연합된 신자만이 누릴 수 있는 참된 생명과 그 생명으로 삼위일체 하나님과 교회와 누리는 복된 사랑의 사귐에 관하여 이야기하면서, 이 이야기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내가 하나님의 아들의 이름을 믿는 너희에게 이것을 쓰는 것은 너희로 하여금 너희에게 영생이 있음을 알게 하려 함이라”(요일 5:13). 예수님을 믿고 연합한 신자에게 일어나는 참된 변화와 열매를 통해 우리 안에 이런 변화와 열매가 있는 것을 보고 우리에게 이 생명이 있다는 것과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일들과 우리에게 주신 약속들을 알게 하셔서 우리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확신하고 붙들게 합니다. 또한 성경에는 참된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된 신자의 삶에 어떤 변화와 열매가 있는지 기록되어 있어서, 우리는 그런 변화와 열매들을 성경에서 확인하며 우리 안에 그리스도의 생명과 하나님의 사랑이 있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거듭난 신자 안에 내주하시는 진리의 영이신 성령님께서 친히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인 것을 확증해 주십니다(롬 8:16). 성령님께서는 말씀을 통해 이 확신을 굳게 하실 뿐만 아니라 또한 우리 안에서 직접 우리에게 이 확신을 불어 넣어 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고 담대히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확신이 우리 안에서 하는 일들
“확신이 있어야만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확신이 있어야만 그리스도인으로서 복되게 살 수 있다. 확신이 있어야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위로와 기쁨 속에 살아갈 수 있다.” 토머스 브룩스 목사님의 말씀입니다. 신자에게 확신이 어떤 의미인지 잘 설명해 줍니다. 확신은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확신이 우리 안에서 구체적으로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첫째, 확신은 우리가 거룩한 신앙생활을 활기 있게 끝까지 할 수 있도록 강력한 동기를 부여합니다. 토머스 굿윈 목사님의 말을 들어보십시오. “자신이 지금 현재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더 크게 확신하는 사람은 그럴수록 장차 임할 천국에서 이루어질 일들에 대해서 더 큰 참된 소망을 품게 된다. 그리고 천국에 대해서 더 큰 소망을 품는 사람은 그럴수록 자기 자신을 그리스도처럼 더 정결하게 한다(요일 3:8). 확신은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사랑을 온전하게 만든다(요일 4:16-17).”
둘째, 확신은 거룩한 신앙생활을 방해하는 대적과 장애물들을 만날 때 인내하고 이겨낼 수 있는 지지대가 되어 줍니다. 토머스 브룩스 목사님의 말을 들어보십시오. “참된 확신은 당신 안에서 기쁨과 위로의 샘이 될 것이다. 참된 확신은 모든 무거운 고난을 가볍게 만들어 주고, 기나긴 환난을 짧은 것처럼 느끼게 해주고, 쓰디쓴 고통을 달콤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참된 확신은 주님을 섬기는 일에 열렬한 심정으로, 꾸준하게, 그리고 혼신의 힘을 다하여 헌신하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참된 확신은 당신의 믿음을 강화시켜 주고 당신의 소망을 더 크게 만들어 주며 당신의 사랑을 더 뜨겁게 만들어 주고 당신의 인내심을 더 크게 해주고 당신의 열심을 더 크게 만들어 줄 것이다. 참된 확신은 모든 은혜를 감미롭게 만들어 주고, 모든 의무를 달콤한 일로 만들어 주며, 모든 규례를 감미롭게 만들어 주고, 모든 섭리를 달콤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참된 확신은 죄가 되는 모든 두려움과 염려에서 당신을 해방시켜 줄 것이다. 참된 확신은 당신이 짊어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솜털처럼 가볍게 만들어 주고, 이 세상에서 오래 사는 것보다 주님과 함께 천국에 있는 것을 더 사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참된 확신은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공급해 주고, 핍박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공급해 주며, 이해할 수 없는 고난 속에서 잠잠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신자가 이땅에서 믿음으로 살아가는 삶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기나긴 믿음의 경주를 달릴 때 지치고 피곤할 때가 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때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힘을 주고, 겨우 힘을 내는 것을 넘어 소망 가운데 기쁘게 달려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확신’이 하는 일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성도는 이미 다함이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사랑은 변함이 없지만, 이 사랑에 대한 우리의 확신은 변함이 큽니다. 견고하게 확신할 때가 있는가 하면 흔들리고 약화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확신이 흔들리고 약화되지 않도록 날마다 복음을 우리에게 전하고 성령님께서 이 복음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더욱 확신할 수 있게 해주시길 기도해야 합니다. 죄책감이나 징계에 대한 두려움을 동기로 신앙생활을 할 때 우리는 위선적인 신자가 되기 쉽습니다. 겉으로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속으로는 하나님을 싫어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랑과 하나님의 변함없는 은혜에 대한 확신을 동기로 신앙생활을 할 때 우리는 감사와 기쁨이 충만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우리도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한 이 확신을 가지고,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달려갈 길을 다 달리고 우리의 믿음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