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문. 첫째 간구는 무엇입니까?
답: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로, 이러한 간구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1) 우리로 하여금 주님을 바르게 알게 하여 주옵시며, 2) 주께서 행하시는 모든 일이 주님을 거룩히 여기고 경배하고 찬송하게 하옵소서. 3) 주께서 행하시는 일에는 주님의 전능과 지혜와 선하심과 의와 자비와 진리가 환히 빛나옵나이다. 4) 또한 우리의 모든 삶을 지도하시고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주장하셔서, 주님의 이름이 우리 때문에 더럽혀지지 않고 오히려 영예롭게 되고 찬양을 받게 하옵소서.”
주기도문의 첫머리는 “기도의 대상”이 누구신지를 분명히 가르칩니다. 그분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입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아버지”의 이름과 나라와 뜻을 구하고, “우리의” 양식과 죄 사함과 구원을 구합니다.
주기도문은 우리가 “무엇보다 가장 먼저”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 가르쳐 줍니다. 그것은 바로 “아버지의 거룩하신 이름”입니다. 우리는 왜 (우리의 필요가 아니라) “아버지의” 그것도 “이름”을 가장 먼저 구해야 하는 것일까요? 아버지의 이름을 구하는 것은 우리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하나님의 이름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대답하시기를 ‘내가 나이다.’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말하기를, “나인 내가 너희에게 나를 보내셨다.” 하라.’ 하셨다“(출 3:14).
성경에는 하나님을 칭하는 다양한 이름이 나옵니다: 엘 샤다이(전능하신 주→모든 권세를 가지고서 모든 것을 자신의 뜻에 복종시키시는 하나님), 여호와(아도나이[나의 주님]), 여호와 처바오트(만군의 여호와→왕적 위엄과 영광을 받으실 하나님).
이러한 하나님의 이름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하나님이 어떤 성품을 가지고 계신지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이름은 곧 ‘하나님’을 계시하는 수단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는다는 것은, 곧 “하나님이 거룩히 여김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그중 “여호와”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가르쳐 주신 이름입니다. 여호와는 (여러 가지로 번역될 수 있지만) “스스로 있는 자”(He will be 혹은 He will cause to be), “하고자 하는 일을 하시는 분”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무엇보다 “여호와”는 언약적 명칭으로써, 약속에 대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보여 줍니다.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여호와 하나님이, “그러한 자로 계속 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2.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여 주십시오.
“예수께서 그에게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다. 이를 네게 계시하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이시다’”(마 16:17).
그렇다면,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해 달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이것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무엇이 부족하여서 무언가 보태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첫째 간구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자신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거룩하신 하나님을 결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언약에 근거하여 하나님을 알려 달라고 기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하신 이름을 구할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바로 알게 하시고,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내십니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부요함이여. 그분의 판단은 측량할 수 없으며, 그분의 길은 알아낼 수 없다. ‘누가 주님의 마음을 알았느냐? 누가 그분의 조언자가 되었느냐? 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주께 되돌려 받겠느냐?’ 만물이 그분에게서 나오고, 그분으로 말미암으며, 그분께 돌아간다. 그분께 영광이 영원토록 있기를 기원한다. 아멘”(롬 11:33-36).
또한 거룩하신 하나님을 바로 알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에게는 영광 받을 만한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의 어떠한 생각과 행동으로도 결코 선을 만들지 못합니다. 오직 거룩하신 하나님께만 영원한 영광이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오직 하나님께만 모든 경배와 찬양을 돌리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3. 하나님의 전능과 지혜와 선하심과 의와 자비와 진리가 드러나게 해 주십시오.
“우리 구원의 하나님이시여, 주님의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를 도우소서. 주님의 이름을 위하여 우리를 건지시고, 우리 죄를 용서하소서”(시 79:9).
그렇다면,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 어떠한 유익이 있을까요? 가장 큰 유익은 바로, 하나님이 그분의 이름과 영광을 위하여 일하시는 것이 우리에게 “죄 사함”과 “구원”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이 그분의 이름을 위하여 일하시지 않으면, 우리는 구원받을 가능성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죄에 대하여 심판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에 합당한 일입니다.
출애굽기 32~34장은 이와 같은 사실을 잘 보여 줍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하였을 때, 하나님은 그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까지 모든 것을 인도하시고 보호하여 주셨습니다. 하늘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를 내리셨고, 반석에서 물을 내어 먹이셨습니다. 또 하나님은 그들에게 율법(십계명)을 주시고 그들과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그러나 모세가 그 율법을 받기를 기다리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은 우상을 만들어 그것을 하나님으로 섬겼습니다.
하나님은 이에 대하여 진노하셨고, 모세를 제외한 모든 이스라엘 백성을 진멸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때 모세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셨던 언약을 의지하여, 다시 한번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였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아브라함과의 언약을 기억하시고, 그 뜻을 돌이키셨습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을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위함”이었습니다(겔 36:22). 하나님은 그분의 이름을 위하여, 친히 그 이름을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분의 영광을 나타내셨습니다.
“여호와께서 그의 앞을 지나가시며 선포하셨다. ‘여호와이다, 여호와이다. 긍휼히 여기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 하고 인애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며, 수천 대까지 인애를 베풀고 악과 허물과 죄를 용서하지만 벌 받을 자는 결단코 면죄하지 않고 아버지의 죄를 자손 삼사 대까지 벌하는 하나님이다’”(출 34:6-7).
이 구절은 하나님의 전능과 지혜와 선하심과 의와 자비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모습을 잘 표현해 줍니다. 이미 창세로부터 하나님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하나님이 만드신 만물 가운데 분명히 보여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삶 속에서 하나님의 전능과 지혜와 선하심과 의와 자비를 발견하고 누려야 합니다. 또한 우리의 삶으로 그분을 영화롭게 해야 함이 마땅합니다.
4.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이름이 영예롭게 되고 찬양을 받게 해 주십시오.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 선한 행실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마 5:16).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거룩하심은 우리의 순종, 곧 “삶”을 통하여 나타납니다. 세상의 소금과 빛처럼,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주의 거룩하심에 참여하여 사람들에게 나타나야 합니다. 그러면 그들은 우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됩니다.
그런데 실상 생각과 말과 행동에 있어서 죄를 짓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으로서는 아무도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나타낼 수 없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예수님은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옵시며”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 우리의 힘으로는 결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나타낼 수 없으니, 우리를 긍휼히 여겨 주셔서 주님의 거룩하심에 참여하게 해 주세요.” 하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구할 때, 하나님은 자기 이름을 위하여 자기 백성을 보호하시고, 의의 길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백성을 통하여, 이 세상에 가운데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나타내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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